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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만에 본 공연인데다
오만석 주연의 뮤지컬이라 은근 기대를 한 모양이다.
영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스토리에 어떤 음색을 붙일 것이며
무대의 배우들은 또 어떻게 비쳐질까 그 정도만 기대한다고 생각했는데
스무살 때 순수하게 좋아했던 배우에 대한 기대가 아니다. 너무 기대치가 높아졌다.
갈수록 기대치는 커졌고 늘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었다.
사실 헤드윅이 정점이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어느새 맹신도가 돼 버린 난 더 이상 순수하게 그의 뮤지컬을 보지 못하는 것 같다.
..남규리 vs 윤아 라이벌 투표(http://movie.daum.net/star/vote/netizenPollList.do?type=rival)의 댓글에서 싸워대는 팬들과 다를 게 없지 않는가!
사실 도저히 <왕과 나>는 봐주기 부끄러웠고 좋아하지 않는 구혜선과 고주원의 연기도 참을 수 없었기에 초반에 잠시 보다가 말았지만 무대위의 그라는 실체를 마주한 순간, 스무살 대학로 소극장의 손으로도 잡힐 것 같은 그 느낌이 되살아났다.
그러나 곧 세월이 흘러버린 만큼 변해버린 내 자신과
아는 줄거리에 귀에 쏙쏙 박히지 않는 음악 탓에 공연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사실 전도연의 홍연이가 너무 강해서 튼튼한 다리의 처음보는 여배우가 영 거슬렸다.
그리고 맞지 않는 화음도 인내를 필요로 했다.
이미연이 맡았던 강동수가 좋아하던 양수정 선생님은 혼자 성악을 하신다.
솔직히 이렇게 형편없이 얘기한 공연은 거의 없었다.
결국 난 공연을 보러 간 게 아니라 그저 오만석을 보러 갔을 뿐...(뭐 순수하지 못한 의도였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건지도..)
공연 전체를 보지 못하고 배우만을 본 건지도 모르겠다. 그 까닭에 부끄럽기도 하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다른 관객이 하던 말이 귓전에 맴돈다
'내 마음에 앙금만 남았어'
-2008.8.13 호암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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