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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지난 주에 공개한 <20세기 소녀>
일본 만화 <20세기 소년>과는 1도 관련이 없는... 하이틴 로맨스다.
나도 20세기에는 소녀였고,
남녀 공학을 다녔다.
삐삐와 PCS, 휴대폰을 경험하고...
만원을 내면 만이천원을 적립해 주던 비디오 가게의 단골이었던 그 시절...
어느 뉴스에서 귀여니 웹소설 같은 클리셰의 범벅이란 말이 있기도 했지만
(출처 : '20세기 소녀'는, 바로 '귀여니'였습니다 )
풋풋하고 아련한 감성에 영화를 보고 나서 이런 저런 감성에 빠져 마음이 몽글몽글해져...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내 감상은 정덕현 평론가의 글이랑 더 비슷한 결이 아닌가 싶다.
(출처 : 가슴을 간지럽게 만들어 사람을 미치게 하는 K멜로의 저력 )
줄거리 (스포있음)
1999년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연두와 보라...
심장수술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연두(노윤서)를 위해 둘도 없는 친구 보라(김유정)는 친구가 짝사랑하는 백현진(박정우)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해 알려주기로 한다. 그런데 백현진을 관찰하다 보니 그의 친구 풍운호(변우석)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보라는 풍운호와 가까워지지만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연두가 짝사랑했던 인물이 백현진이 아니라 풍운호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가슴에 수술 자국이 선명한 연두를 두고 실은 운호를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보라..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연두는 운호에게 고백하려던 그 날,
현진으로부터 "둘이 좋아하잖아" 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운호는 보라와 나란히 롤러코스터를 탈 정도로...
보라를 좋아하게 됐지만...
운호는 엄마와 어린 동생이 있는 뉴질랜드로 곧 떠날 예정이다. 1학년 말 학교 방송제를 위해 운호와 보라는 친구들을 인터뷰한다..
21세기에 대한 기대와 생각들을...
보라는 미처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끙끙대다가,
운호가 뉴질랜드로 떠나는 날
기차역 플랫폼에 가서 제 마음을 전한다...
운호에게 "나보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언젠가 만날 날을 기대하며 헤어진다.
둘은 이메일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으며
2002년 서울의 대학교에서 만나자는 당찬 목표도 나누며
서로를 응원하며, 안부를 주고 받는다...
보라도 열심히 노력해 드디어 서울의 대학에 합격하게 됐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운호는 메일도 읽지 않고, 답장도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한참 흘러 목소리가 예쁜 보라(30대 보라: 한효주 분)는 성우가 되었고...
부모님을 만나러 고향에 갔다가...
본인 앞으로 온 비디오 테이프와 전시 엽서를 발견한다.
그 전시회에는 운호와 보라가 서로를 기억할 만한 장소와 풍경의 사진과 영상이 가득했다.
그리고 영상 마지막에 이런 문구를 발견한다..
'故풍운호를 기억하며'
운호의 꼬맹이 동생(옹성우 분)이 기획한 이 전시는... 보라를 위한 전시였다.
운호가 답장하지 못했던 이유가 밝혀졌고,
운호가 보라에게 남겼던 비디오 테이프를 재생시켜
1999년 20세기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런저런 나의 얘기
친했던 고등학교 친구가 있었다...
20세기 소녀에서처럼 로맨스 이런 건 아니고...
동성인 친구였다...
이십대 중반쯤 나는 취직을 하고, 그 친구는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알 수 없는 이메일을 나에게 보낸 얼마 뒤... 연락이 끊겼다...
수소문해 보니 그 친구가 잠적을 했다고... 그 친구 소식을 아는 동창이 거의 없다고 했다.
(물론 누군가는 알았을 지도 모르지만...)
보라처럼.. 나도...
수신확인에 '읽지 않음'이 표시된 메일을 여러 번 확인했고...
그리고 그 친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문득문득 궁금했지만... 최근엔 좀 잊고 지냈는데...
영화를 보니 또 궁금해졌다...
연락이 없어도 좋으니...
그래도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기를...
덧1)
영화 속 주인공들은 고1인데...
내가 고1때 저렇게 성숙하고 속 깊고 매력적인 동급생들이 있었는지 떠올려 봤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역시... 현실은 그렇지 못한 영화속 판타지인가?
덧2)
장예모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 라는 영화도 오글거림은 거의 없지만..
결말이 비슷한 부분이 있어... 계속 생각났다... 거장이 이런 작은 영화를 찍었다고? 싶었지만...
마음이 계속 아려와 한참을 곱씹었던 작품이다...
덧3)
스타 카메오들이 많이 출연한다.
청주 출신 배우인 한효주와 이범수
한효주는 김유정과 인연이 깊다고.. 한효주의 아역을 두 번이나 했던 김유정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범수는 학생 주임으로 출연한다.
류승룡은 풍운호의 바쁜 아빠로 목소리만 출연한다.
공명은 정운호라는 이름의 보라의 소개팅 남으로 등장한다.
옹성우는 풍운호의 동생으로 출연한다.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