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밸런타인데이라고 이벤트를 딱히 챙기거나 하지 않는 편이었다.
약간은 심심해 보일 수 있지만 마음을 전하는 선물은 즐겨하는 편이었지만
왠지 무슨무슨 날... 을 나까지 챙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마트에 가면 초콜릿과 핑크와 레드의 풍선이 아주 "날 좀 데리고 가요" 하며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이랬으니 별 일 아니다 생각하고 말았는데...
밸런타인데이 전주에 선생님께 따로 메일이 왔다.
1) 밸런타인데이용 박스나 봉투를 가지고 오라는 건데
창의적으로 만들어도 되고, 심플하게 만들어도 된다라...
2) 그리고 친구들에게 줄 카드나 작은 선물도 챙겨오란 얘기...
아이들 이름이 적힌 명단도 메일로 같이 보내주셨다...
1) 밸런타인데이 박스를 만들어 봅시다.
다양한 발렌타인데이 박스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만드는 게 맞나 긴가민가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아이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것!
아이는 피카츄를 하겠다고 했는데 적당한 박스가 없어서...
아마존 프레시 배송 때 받은 봉투에 노란 색종이를 붙여 작업에 돌입했다.
아이가 와서 얼마 안되기도 했고, 적응하느라 옆에서 고생해준 선생님께도 카드에 정성스레 그림을 그렸다.
2) 친구들에게 줄 선물과 카드는 어떻게 하지?
작은 캔디나 카드 같은 걸 주면 된다지만, 땅콩 들어간 초코는 안될 것 같고...
남편은 간단한 문구류가 낫지 않겠냐 해서 아마존에서 검색을 했다.
"Valentines Day Stationery Kids Gift Set for School Classmates"
검색결과가 제법 많이 나왔고 그 중에서 적당해 보인다면서 아래 제품으로 주문했다.
일일이 비닐에 연필과, 스티커, 지우개, 스탬프 등을 포장해서 넣었는데 아이도 "친구들이 좋아하겠지?" 하며 주말동안 열심히 포장하고
친구들 이름도 본인 이름도 열심히 썼다.
다행히 친구들 밸런타인데이 박스에도 잘 넣어주고, 아이도 한아름 친구들에게서 선물을 받아왔다.
작은 젤리 한 봉지, 프링글스 미니 사이즈, 작은 장난감 등등 종류도 다양했고
아직 어린 아이들이라 그런지 또박또박 예쁘게 이름을 쓴 친구도 많지 않아서
미리 부담을 느끼며 과하게 선물 준비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반 친구들도 아이가 적응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줬으니깐 이 정도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이런 이벤트를 하며 즐거워 했다는 게 가장 뿌듯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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