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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와이 슌지 '라스트 레터'..
    감히 써 본다 2022. 7. 20.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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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어느 주말, 넷플릭스 홈에서 발견한 '라스트 레터'
    좋아하는 일본 배우 마츠 다카코와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눈에 들어왔지만..
    무엇보다 감독이 이와이 슌지...

    처음 본 일본 영화가 '러브 레터'라 그 여운이 깊이 남아서인지...
    가능하면 이와이 슌지 영화는 찾아보려 했거늘...
    일상에 치여, 이런저런 핑계로 예전만큼 영화에 관심을 두지 못하던 와중에..
    이미 개봉했던 영화였다...

    '러브레터'와 '라스트 레터' 똑같이 '레터'... 편지가 주된 소재이다.
    왠지 나도 이제 어쩔 수 없이 라테를 찾는 나이가 되어서인지...


    영화 속에서 러브레터의 잔상들을 찾고 있었다...

    러브레터의 아름다운 주인공... 
    홋카이도 어딘가의 하얀 눈밭에서 "오겡끼 데스카"를 목놓아 외치던 나카야마 미호와 
    그녀 옆을 묵묵히 지키던 토요카와 에츠시도 카메오 수준으로 출연한다.



    줄거리

    영화는 누군가의 장례식 장면부터 시작한다.
    아직 중학생인 아유미(히로세 스즈)의 엄마 토도 미사키의 장례식이다.
    장례식장에서 아유미의 할머니는 오랫동안 병을 앓다가 죽은 것이라고 친척에게 설명한다.

    미사키의 동생인 유리(마츠 다카코)도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조카가 건네 준 언니 미사키의 동창회 초대장을 보고 본인이 알아서 한다고 하고...
    유리의 딸 소요카(모리 나나)는 마침 방학이니 아유미 곁에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한다.

    이후 유리는 언니의 동창회에 대신 참석해 언니의 부고를 알리려 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언니인 미사키 인척 오해를 받고 그냥 언니인 척 해 버리고...
    언니와 본인이 다니던 고등학교 건물이 허물어진다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언니의 수십년 전 고등학교 졸업식 때 답사를 했던 녹음테이프를 통해 언니의 목소리를 듣지만
    집에 갈 시간이라 동창회를 빠져나온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집에 갈 버스를 기다리던 유리에게 
    동창 쿄시로(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따라와 말을 걸고 연락처를 교환한다.

    "아직도, 사랑한다고 말하면 믿어줄래요?"
    쿄시로는 미사키인 줄 착각을 했는지...  유리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오해한 유리의 남편은 핸드폰을 물에 빠뜨린다.

    이후 유리는 쿄시로의 명함에 적혀있던 주소로 편지를 여러 차례 보낸다.
    본인의 주소는 적지 않은 채로...

    그렇지만 쿄시로 역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건지
    졸업앨범에서 주소를 찾아 미사키에게 편지를 보냈고
    마침 거기서 지내고 있던 아유미는 엄마 앞으로 온 편지를 보고 흥미진진해하며
    엄마의 죽음을 알리지 않은 채 대신 답장을 보낸다...

    쿄시로에게는 유리가 보낸 편지와, 아유미가 보낸 편지가 다 도착하던 상황이었는데...

    유리도 어느 순간 쿄시로의 답장이 궁금했는지,
    시어머니의 지인의 주소를 빌려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얼마 후 쿄시로는 유리를 찾아온다.

    사실 쿄시로는 유리인 걸 알았다고 했고...
    유리는 언니인 미사키가 지난달 죽었고 남들은 병으로 죽은 것으로 알지만 사실 자살이었음을 전한다.

    대학 시절 도망치듯 직업도 없고 심지어 폭력까지 쓰던 남자와 결혼했고, 
    그 남자에게서 도망쳐 나와서도 몇 번의 자살시도를 했다는 말도 남기며...

    쿄시로는 대학시절 미사키와 사귀었지만 헤어졌다고 유리에게 알리자...
    유리는 언니가 쿄시로와 결혼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워한다.

    고교 시절 유리는 쿄시로를 좋아했지만...
    쿄시로는 미사키를 보고 첫눈에 반했고...
    유리에게 미사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를 전했지만...
    그 편지는 미사키에게 전해지진 않았다...
    유리의 첫사랑이 쿄시로였으므로...

    미사키는 쿄시로의 러브레터를 뒤늦게 접하고
    고등학교 졸업식의 답사 글을 봐 달라며 쿄시로에게 부탁하며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쿄시로는 미사키에 대한 내용으로 '미사키'라는 소설을 써서 작은 상도 받을 정도로 인정받았지만...
    곁에는 미사키가 없었고..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소설을 출간하지 못한 채... 오랜 시간 그리워하며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유리는 쿄시로와 헤어지며 이런 부탁을 한다...

    "언니에 대한 글을 계속 쓰시면 좋겠어요. 
    누군가가 계속 그 사람을 그리워하면 죽은 뒤에도 사는 게 되지 않을까요?"

    쿄시로는 미사키의 흔적을 찾아.. 곧 허물어질 추억의 고등학교로 향했다가
    아유미와 소요카를 마주친다.
    한눈에 쿄시로임을 알아본 아유미는 집으로 안내하며 엄마에게 인사를 해 달라고 한다.
    엄마에겐 보물이었다며 '미사키' 소설책에 사인도 받고
    엄마가 받은 편지들이 든 상자도 쿄시로에게 보여 준다.


    쿄시로가 떠난 후...
    아유미가 엄마가 남긴 유언장을 뒤늦게 펼쳐 본다.
    엄마 미사키가 고등학교 졸업식 때 읽었던 답사가 적힌 낡은 원고지였다.
    "이른 봄바람에 등이 떠밀리고 있는 듯한 신기하고도 들뜬 감정을 느꼈다.
    바람은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앞으로 나아가거라'하고, '꿈을 이루거라' 하고"


    고등학생 시절 누구보다 밝게 빛나고 화사하던 미사키는 시간이 흘러 그렇게 세상과 작별을 했지만..
    딸에게는 자신이 가장 빛나던 시절 꿈꿨던 미래를 얘기해 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예고편을 보면 첫사랑이 보낸 마지막 편지라고 하는데...
    나에겐 가장 깊이 각인된 건 아유미가 받은 엄마의 유언이라는 마지막 편지였고...
    유리에겐 언니인척 하면서도 포기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좋아했던 선배와 주고받은 마지막 편지일 것이고
    쿄시로에게는 도저히 정리되지 않아 부여잡고 있던 첫사랑 미사키에 대한 감정을 매듭지을 수 있었던 마지막 편지였을 것이다.

    아유미 역시 쿄시로에게 엄마 얘기를 계속 써달라고 했으니...
    비록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도...
    쿄시로의 글을 통해 미사키는 살아있지 않을까...

    예고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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